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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준공된 제기동 감초마을 주민사랑방, 도서관만 개관
도시재생 뉴딜사업 핵심 86억 투입, 경로당·마을카페 미개관
2024.02.26 19:46 입력
▲제기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핵심사업으로 건설된 '감초마을 주민사랑방' 전경. 4~5층 도서관만 개관한 가운데 감초마을 협동조합 주축으로 운영될 마을카페와 감초마을 경로당은 공실로 비어 있다.
노후화된 주택으로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이지만, 대규모 건축 공사로 원주민들이 서로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막기 위해 기존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노후화된 주거지와 시설들을 개선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동대문구에도 지난 2018년 8월 31일 제기동 67번지 일대(49,800㎡)가 선정돼 '감초마을'이란 이름으로 사업이 마무리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감초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핵심사업인 '감초마을 주민사랑방' 건물이 지난해 10월 31일 준공됐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자생적 사업(주민들) 주도로 주민사랑방 2층에 문을 열 마을카페는 아직까지 개관이 미뤄지고 있다.
앞서 '감초마을'은 한약을 지을 때 꼭 들어간다는 약초인 '감초'의 의미를 더해 사업을 주도하는 주민협의체가 지었다. 제기동 67번지 일대는 도심지역이라 감초는 재배되지 않지만, 동네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대 한약 유통단지인 서울약령시장이 인접해 있어 '감초마을'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
감초마을은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돼 총 125억원(국비 50억, 시비 67.5억, 구비 7.5억)에 예산을 지원받아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이 직접 주도해 주민들이 원하는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의 회복을 노렸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주민사랑방 조성 약 85억 ▲주택개량지원사업 약 9억 ▲보행안전시설 약 6억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운영 약 13억 ▲기타 사업 약 5억 등이 투입되고 있다.
감초마을 사업 중 핵심사업은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주민사랑방 조성으로 이곳은 ▲제기동 133-17 ▲지상 5층(연면적 998.78㎡, 대지면적 549㎡) 규모로 ▲사업예산은 85.86억원(부지매입비 42억원, 조성비 43.86억원)에 달한다.
감초마을 주민협의체는 주민사랑방에 ▲1층 주차장 ▲2층 마을카페·다목적실 ▲3층 경로당·사무실 ▲4~5층 도서관 등으로 용도를 정했다.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당초 주민들이 운영하는 형태로 원했다. 또한 경로당은 주민사랑방 주변에 노후화된 주택에 소재한 방아다리경로당을 신축건물 3층으로 이전하려 했지만, 기존 회원들 반대로 도보 10분 내 기존 구립경로당이 2개소(만수경로당, 방아다리경로당)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립 감초마을경로당을 신설하게 됐다.
마지막으로 마을카페는 그동안 125억 예산을 투입한 사업이 더 이상 공적자금 투입 없이 도시재생이 꾸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 확보를 위해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 형태의 도시재생 경제조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마을카페 운영을 통한 수익은 감초마을을 더 발전시키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무상임차이다. 사실상 마을카페 운영은 감초마을 도시재생에 자립을 위한 125억 예산 집행을 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주민협의체는 지난해 카페 운영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2018년부터 운영됐던 주민협의체가 원했던 주민사랑방이 준공됐지만 협동조합은 마을카페 운영을 위한 시설비가 없다는 이유로 협동조합을 이끄는 간부들은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5~6년간 감초마을 주민협의체를 이끌었던 차영덕 대표도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카페 운영에 노력했지만, 주민협의체 대표는 유지하고 협동조합 이사장만 그만두고 신설되는 감초마을 경로당 회장에 당선돼 오는 3월 6일 잠정 예정된 주민사랑방 개관식에 맞춰 경로당도 개관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알렸다.
아울러 협동조합 간부들이 단체 사임으로 동력을 잃은 2층 마을카페는 지난 1일 4~5층에 '제기동 감초마을 현진건 기념 도서관'이 개관했지만 본지가 취재차 방문한 날에도 여전히 공실로 남겨져 있었다. 마을카페에 감초마을 주민협의체에 무상임차는 내년 1월 31일까지이다.
새롭게 협동조합을 이끄는 김희호 이사장은 본지와 통화를 통해 "임원 변경으로 늦어지고 있다. 구청이 얼마나 우리에게 도움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3월 6일 개관 예정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제기동 감초마을에 대해 125억이라는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지역주민들은 도대체 뭐가 바뀌었냐는 반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주민사랑방이라는 신축 건물이 들어선 것 외에는 그동안 주민들이 주도한 주민협의체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한 주민은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의 도시재생사업을 한다는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사업이 종료되어 가는 현재는 실패한 사업이라 느껴진다. 자생적 구조를 위해 무상임대라는 혜택까지 준 마을카페 공간도 못 채우는 주민협의체가 운영되는 6년이라는 기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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